Pills spilled on blue background. A lot of white tablets

한미약품의 ‘팔팔’ 사수기

February 27, 2020 / Blog, Case Comment, General, Homepage news,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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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라는 약품, 한번쯤은 모두 들어보시지 않으셨나요? 바로 발기부전치료용 약제입니다. 한국에서도 꽤 유명한 약품이 있는데요, 바로 한미약품의 ‘팔팔’입니다.

‘팔팔’이라는 뜻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1. 성질이 거세고 급하다, 2. 날 듯이 활발하고 생기가 있다(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저 사람은 나이가 많이 들었음에도 아직 팔팔하다’라는 식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인데요. 한미약품 또한 이러한 뉘앙스를 가지고 저하된 기능을 향상시키는 제품에 ‘팔팔’이라는 상품명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꽤 자주 쓰이는 단어이고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단어인만큼, ‘팔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상표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요. 특히 약품이나 건강기능보조제 등에서 단연 그 사용이 두드러졌습니다. 당장 구글에 ‘팔팔’이라는 단어를 검색만 해봐도 한미약품의 ‘팔팔’, 건강식품인 ‘청춘팔팔’, ‘혈관팔팔’ 등이 리스트에 뜰 정도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제품에 널리 쓰이는 ‘팔팔’이라는 단어가 과연 상표로서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작년 3월, 특허청은 한미약품의 상표등록 무효 소송에서 한미약품의 청구를 기각함으로써 ‘팔팔’의 식별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darts-378-569-G-ko). 한미약품은 식이보충제로 사용된 ‘氣八八(기팔팔)’에 대하여 상표등록 무효를 청구하였는데요. 한미약품측은 ‘氣八八(기팔팔)’이 구 상표법 7조 1항 7호(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표는 제6조에도 불구하고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 선출원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 및 11호(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 위반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특허청은 상표법 7조 1항 1호 및 11호 위반에 해당하려면 먼저 상표의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며 이에 대하여 판단하면서 두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에서 공통되는 ‘팔팔’ 부분은 그 지정상품이나 사용상품과의 관계에서 식별력이 미약하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이를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도 않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 에서 ‘八八’ 또는 ‘팔팔’ 부분을 독자적인 식별력을 발휘하는 요부로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는 문자의 종류, 글자 수와 글자체 등의 외관에서도 차이가 있고, 이 사건 등록상표가 ‘기팔팔’로 호칭되는데 비하여 선등록상표는 ‘팔팔’로 호칭되어 유사하지 아니하며, 이 사건 등록상표가 ‘기가 팔팔하다’ 또는 ‘기가 팔팔해지다’ 정도 의 의미를 가지는데 비하여 선등록상표는 ‘활발하고 생기가 있는’ 등의 의미를 가지게 되어 그 관념에서도 차이가 있다. 결국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는 외관, 호칭, 관념 등 모든 면에서 유사하다고 할 수 없다.” (darts-378-569-G-ko)

반면에, 특허법원은 이와는 결론을 지으며 특허청의 결정을 파기하였습니다. 먼저 상표의 유사성에 관하여 특허법원은 관념의 동일성 때문에 유사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외관과 호칭이 차이가 있다고 보더라도, 관념에 있어서는 이 사건 등록상표(氣八八(기팔팔)를 보면 ‘기운이 팔팔하다’는 의미를 연상할 것으로 보이고, 선사용상표 역시 그 지정상품인 발기부전치료용 약제, 성기능장애치료용 약제와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선사용상표를 보면 ‘(기운이) 팔팔하다’는 의미를 어렵지 않게 연상할 것으로 보이므로, ‘팔팔’을 공통으로 하는 양 상표의 관념 은 유사하다. 따라서 양 상표의 외관 및 호칭에 차이가 있다고 보더라도 관념의 유사를 압도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양 표장은 서로 유사하다.”(darts-783-875-H-ko)

         이를 기초로, 특허법원은 ‘氣八八(기팔팔)’이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에 해당하여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등록상표가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하려면 …국내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그 상표나 상품이라고 하면 곧 특정인의 상표나 상품이라고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으면 되며, 이러한 경우 그 선사용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가 그 사용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되고 있거나… 그 상표가..선사용상표의 권리자에 의하여 사용되고 있다 고 오인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수요자로 하여금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선사용상표(팔팔)가.. 출시 7개 월 만에 220억 원 넘게 팔리며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였고, 2014년 무렵에는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으며, 그 이후에도 처방액과 처방량 모두 계속하여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국내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알려져 있었음은 물론, 주지한 상표로 인식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의료용식품은 ..식품과학기술대사전에 ‘의료, 즉 식이요법에 쓰는 식품’으로, 영양학사전에 ‘의료에 이용하는 식품. 식사요법에 이용하는 식품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식품위생법에 정해진 특수영양식품 중 환자용 특별용도식품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각 정의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氣八八(기팔팔)의 지정상품 중 ‘식이보충제, 식이보충제용 건강보조 식품, 혼합비타민제, 비타민 및 미네랄 식이보충제, 미네랄보충식품, 미량영양소 식품보충제, 의료용 식이요법식품, 의료용 식이 및 영양강화식품’ 또한 영양소의 함량에 따라 의약품으로 분류될 수 있고, 질병의 치료 및 예방 등에 사용되어 약제에 해당하는 선사용상표(팔팔)의 사용상품과 그 용도가 유사하다” (darts-783-875-H-ko)

 

한미약품의 이와 같은 승소로 인해 ‘팔팔’의 배타적 사용성이 인정된 만큼 이제 다른 건강식품이나 의약품에서 ‘팔팔’을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상표권 소송이 나날이 증가하는 만큼, 이러한 상표권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존의 리딩 케이스를 완벽히 숙지하고 새로 나오는 판례들의 동향을 꾸준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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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 김태연

김태연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였습니다. 성균타임즈 기자였으며 현재 Darts-ip 아날리스트로 일하며 상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상표와 부정경쟁방지법, 그리고 케이팝을 포함한 문화 컨텐츠 관련 저작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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